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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 아트페어를 기다리는 당신에게

    지금쯤 내년 계획을 세우고 있을 당신에게 전하는 2024년 아트페어 길라잡이. 미술이 어렵게 느껴지고 취향에 맞는 작품을 찾기가 어려웠다면, 아트 페어가 답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모든 경험이 거미줄처럼 연결되어 아트페어장을 거닐 때면 어느새 익숙해진 그림과 작가의 이름이 눈에 들어오는 반가운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아트 페어가 뭐야?”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예술, 특히 미술에 관심이 있거나 아직은 미술 세계에 대해 잘 모르지만 알아가보고 싶은 사람이지 않을까 감히 예상해 본다. 미술계 종사자로서 아트 페어와 비엔날레, 미술관과 갤러리의 크고 작은 미술 행사에 익숙해 있었던 내게 친구의 간단한 물음은 큰 숙제처럼 다가왔다.

    "아트 페어가 뭐냐면…".



    *구글에 what is art fair? 라고 검색하면 첫 번째로 나오는 기사.‘부스 스타일의 컨벤션 쇼로 다양한 갤러리, 집단, 큐레이터 및 독립 예술가를 초청한다. 작품을 전 세계 컬렉터들이 구매할 수 있게 선보이고, 일반적으로 4일에서 6일 동안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 개최된다.’ © Google


    짧게 정리하자면, 아트 페어는 단기간 동안 열리는 아트 편집숍 이라고 할 수 있다. 미술관과 갤러리의 전시가 비영리 혹은 영리 목적으로 전시의 주제를 선정하고 작가와 작품을 소개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면, 아트페어는 영리 목적의 갤러리들이 한 곳에 모여 작품을 선보이고 판매한다.



    Art Busan 전경 (좌) Art Basel 전경 (우) © Art Busan, Art Basel


    자, 성수동이나 한남동의 한 편집숍에 들어갔다고 생각해보자. 우리는 그 공간에서 단순히 옷을 사고 팔지만은 않는다. 아래는 편집샵에서 옷을 사는 것 외에 얻을 수 있는 부가적인 것들이다.

    1) 길게는 한 해, 짧게는 한 시즌의 패션 트렌드를 파악할 수 있다.
    2) 취향 좋은 오너가 소개하는 새로운 브랜드를 알게 될 수 있다.
    3) 점원에게 어울리는 옷을 추천받거나, 상품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4) 보고 싶었던 옷을 직접 입어보고, 마음에 들면 구매할 수 있다.


    이를 아트페어에 적용해본다면,


    아트페어에 가면 여러 갤러리를 한 곳에서 볼 수 있다. 때문에 갤러리마다 어떤 특징이 있는지, 그해 사람들이 어떤 작가의 작품에 주목하는지 쉽게 파악할 수 있다. 또한 전 세계 떠오르는 신진 작가와 신생 갤러리를 가장 빠르게 만나볼 수 있다. 편집숍의 오너가 선택한 브랜드에 따라 매장의 분위기가 달라지듯, 디렉터를 맡은 큐레이터가 매해 신생 갤러리를 선정하고 신진 작가를 발굴하기 때문이다. 이후 소개할 아트 바젤과 프리즈 같은 대형 아트페어는 큐레이터, 교수, 평론가 등 예술계 전문가를 통해 작가를 선정하고 그들만을 위한 부스를 따로 만들기도 한다. 이들은 작품을 아트페어에서 선보일 수 있을 뿐 아니라 다양한 브랜드와의 협업 기회도 가지게 된다.



    2023 Freize Seoul의 천장에 설치된 우한나 작가 작품 (좌) 2023 올해의 아티스트로 선정된 우한나 작가 부스 (우) © G Gallery


    마지막으로, 화이트 큐브 형태의 고급스러운 향이 나는 갤러리를 상상해 보라. 마치 명품 매장에 들어간 것처럼 조용하고, 작품 가격도 물어보기 어려운 분위기가 괜히 주눅 들게 만들 때가 있다. 아트페어는 갤러리보다 상대적으로 다양한 연령대와 직업군의 사람들이 오간다. 내가 조금만 적극적일 수 있다면 콧대 높을 것 같은 갤러리스트에게도 쉽게 작품 정보를 물어볼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다.


    아트페어가 무엇인지 알았다면,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하고 인기 있는 주요 아트페어들을 알아보자. 아트페어라는 개념을 처음으로 선보이며 시작한 곳은 '아트 바젤'이다.



    Art Basel 전경 © Art Basel


    Art Basel(아트 바젤): 1970년, 에른스트 바이엘러에 의해 스위스에서 시작된 최고의 미술 축제로, 1년에 4번 전세계(3월 홍콩, 6월 바젤, 10월 파리 12월 마이애미 비치)에서 열린다. 아트 바젤이 가장 처음 열린 스위스 바젤은 바이엘러 재단 미술관과 비트라 미술관 등 세계적인 문화 예술 공간이 위치해 있는 도시이다. 프랑스, 독일과 국경을 접하고 있어 페어 기간에는 수만명의 미술애호가와 관계자가 바젤을 찾는다고 한다.


    *에른스트 바이엘러: 아트바젤의 창시자. 미술시장에 대한 완벽한 분석과 통찰력으로 바젤을 세계 미술의 중심으로 만들었으며, 마이애미, 홍콩 등 전세계에 '아트 바젤'이 흘러들어갈 수 있게 만든 주축이 되었다.


    *파리 플러스 아트 바젤(Paris+ par Art Basel): ‘아트 바젤’의 모기업인 스위스 MCH그룹이 파리의 아트 페어인 ‘피악(FIAC)’을 인수하면서 지난해부터 시작됐다.



    2022 Frieze Seoul 전경 © Frieze Seoul


    두 번째로, 작년과 올해 한국에 '아트'라는 단어를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이 들리게 한 주인공, 프리즈가 있다.

    2) Frieze 프리즈: 2003년, 영국 런던에서 시작된 아트페어로, 거슬러 올라가면 1991년 Armanda Sharp, Matthew Slotover, Tom Gidley가 설립한 영국 현대미술 전문잡지 frieze가 그 시초다. 매년 런던, 로스앤젤레스, 뉴욕, 그리고 서울에서 개최된다.


    * Frieze는 올해 The Armory Show(1913년 미국 최초로 열린 현대 미술 페어이자 뉴욕을 대표하는 미술 축제)와 Expo Chicago를 인수해 화제를 모았다. 다만 The Armory Show가 Frieze 뉴욕과 같은 도시, Frieze 서울과는 같은 기간에 열리는 점에 대해 우려하는 의견도 있었다.



    2023 west bund art fair 전경 (좌) PBG 부스 전경 (우) © 김은영


    먼 유럽이 아닌 가까운 곳, 상하이에서도 주목할 만한 두 개의 아트페어가 열린다.

    West Bund Art & Design: West Bund는 상하이의 주요 미술관과 갤러리가 모여있는 지역이다. West Bund Art & Design은 2014년 창립자 Zhou Tiehai에 의해 시작되었는데, 그는 중국 현대 미술가이자 상하이 주요 미술관의 관장 출신으로 폭넓은 현대 미술과 디자인에 관심을 가져왔다. 올해로 10주년을 맞이한 West Bund Art & Design은 Art Basel 홍콩과 더불어 아시아에서 가장 주목받는 페어 중 하나이다.

    * 올 해 LA아트쇼를 시작으로 해외 아트페어에 꾸준히 참여하고 있는 PBG는 2023 West Bund Art& Design에 임미량, 김세중 작가를 선보이며 국내외 컬렉터들에게 큰 관심을 받았다.



    2023 ART 021 전경 © 김은영


    2) ART021 Shanghai Contemporary Art Fair: ART 021은 West Bund Art & Design과 함께 상하이 아트 위크에 진행되는 주요 아트페어이다. “originating locally, serving globally”라는 그들의 목표에 따라 상하이 로컬 갤러리들을 바탕으로 국제적인 갤러리와 함께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West Bund Art & Design과 거의 동시에 열리는 만큼 최대한 같은 갤러리가 두 페어를 동시에 참여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아트페어는 몰랐던 미술 취향을 발견하고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 미술에 대해 대화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다. 미술이 어렵게 느껴지고, 취향에 맞는 작품을 아직 찾지 못했다면 아트페어가 그 답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특히 매년 프리즈 위크 기간에는 코엑스에서 펼쳐지는 아트페어와 동시에, 한남, 삼청, 청담 등 서울 주요 지역에서 다양한 문화 예술 행사가 열린다. 다가오는 2024년 9월의 아트위크를 기대하며 미술을 즐기고 있어보자. 이 모든 경험이 거미줄처럼 연결되어, 내년 아트 페어장을 거닐어 본다면 어느새 익숙해진 그림과 작가의 이름이 눈에 들어오는 반가운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벌써 한 해가 다 가고 2024년 계획을 짤 시간이다. 캘린더에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크고 작은 미술 행사를 추가하며 다가오는 한 해 계획을 세워보는 건 어떨까?





    WRITER 김은영 EDITOR 송효정 DESIGNER 디자인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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