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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쨌거나 그림은 저의 전부니까요, 김선우의 판화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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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rtwork 어쨌거나 그림은 저의 전부니까요, 김선우의 판화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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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de P0000HWG
    상품간략설명 김선우 작가는 소통을 위한 방법으로 판화를 받아들이고 연구합니다. 최근에는 피카소, 로트렉의 판화 작품을 만들었던 역사 깊은 파리의 판화 공방에 다녀왔습니다. 김선우 작가가 말하는 파리의 판화 공방, 그리고 예술과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상품추가설명 번역정보 2022.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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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선우 작가는 소통을 위한 방법으로 판화를 받아들이고 연구합니다. 최근에는 피카소, 로트렉의 판화 작품을 만들었던 역사 깊은 파리의 판화 공방에 다녀왔습니다. 김선우 작가가 말하는 파리의 판화 공방, 그리고 예술과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김선우가 경험한 파리의 판화 공방. 피카소, 로트렉 등의 판화가 탄생한 곳이다.


    “판화는 민주적 소통 양식이고, 일상이자 생활이다.” 서울대 서양학과 교수 윤동천의 말입니다. 제가 처음 산 그림은 데이비드 호크니의 1986년 전시 포스터입니다. 전시 당시 한정 수량만 찍어 수집의 가치가 있었기 때문에, 포스터임에도 당시 어렸던 저에겐 적지 않은 가격이었죠. 그래도 이렇게나마 애정 하는 아티스트의 그림을 소장했다는 만족감이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침대 옆에 두고 일어날 때마다 호크니의 정물을 감상했습니다. 그가 LA에서 느꼈던 나른한 햇빛을 함께하는 것만 같았습니다. 다음엔 식탁에 두었습니다. 작가가 끈질기게 바라보았을 꽃과 식사를 하니, 호크니의 시선과 함께 밥을 먹는 기분이 들었죠. 이렇게 되니 윤동천 교수의 말이 깊게 이해가 됩니다. 미술관에서 바라보아야만 했던 호크니의 작품을 판화로나마 내 생활에 끌어들였고, 이것이 미술이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방식이라는 것을요.

    김선우 작가 역시 소통을 위한 방법으로 판화를 받아들이고 연구합니다. 최근에는 피카소, 로트렉의 판화 작품을 만들었던 역사 깊은 파리의 판화 공방에 다녀왔습니다. 더 많은 이에게 작품에 담긴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작가 나름대로의 방법을 탐색하는 거죠. 김선우 작가가 말하는 파리의 판화 공방, 그리고 예술과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파리 판화 공방의 모습


    진혜민(이하 진): 파리의 유명 판화 공방에서 작업을 하셨다고 들었어요. 어떤 곳이었나요?
    김선우(이하 김): 정말 즐거운 작업이었습니다. 피카소와 로트렉의 판화를 만들었던 역사 깊은 공방이었어요. 그 시대부터 사용해 온 증기 기관의 기계가 있더라고요. 동력은 전기로 교체해놓았지만, 같은 기계가 세기를 넘어 제 작품을 찍게 되었다는 게 인상 깊었습니다.



    파리 판화 공방의 작업 모습


    진: 피카소 작품과 같은 기계로 작업한 판화라니, 그야말로 정통적인 판화를 몸소 경험하셨네요. ‘판화 작품’에 대해 새롭게 느낀 것들이 있을까요?
    김: 제 작품을 위해 3, 4명이 팀이 되어 함께 작업을 했습니다. 돌 위에 작업을 하고, 기계를 돌리고, 물감의 양이 맞는지, 색이 맞는지 계속 확인하는 과정을 거쳤어요. 기계라고 해서 자동이 아니라 모든 것에 공수가 들어가는 예민하고 섬세한 작업이었습니다. 하루 종일 찍고, 세팅하고, 확인하는 일이 반복되었죠. 한 장, 한 장, 완성도를 보면서 진행하느라 느린 호흡으로 오랜 시간 끈기 있게 진행되었습니다. 판화라고 해서 다 같은 복수품이 아니더라고요. 사람의 손을 타다 보니 조금씩 다를 수밖에 없는 매력이 있습니다. 하나하나가 다 의미 있는 유니크 피스라고 느껴졌어요.



    파리 판화 공방에서 작업해 온 석판화 작품


    판화 작품은 꼭 고유의 넘버링과 친필 서명으로 마무리 합니다.


    진: 판화는 본래 오리지널리티를 가진 복수의 원본을 제작하는 것을 목적으로 시작되었잖아요. 작가님이 생각하는 판화의 기능은 무엇인가요?
    김: 단순히 복제품이라기보다는 하나의 고유한 표현 방식이고, 또 다른 소통 방법이라는 것을 절실하게 느꼈습니다. 작품을 보여드리기 위해 전시를 여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라면, 판화를 통해 가깝게 그림을 향유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겠죠. 이렇게 많은 분들이 즐길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인 것 같아요. 작품이라는 게 세상에 하나밖에 존재할 수 없잖아요? 최대한 많은 분들에게 보여주고 싶은데 소장자가 생기면 그 작품은 더 소수의 사람들만 볼 수 있게 됩니다. 여러 의미보다도, 단순히 제 작품을 더 많은 분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에 판화 작품을 소개하는 기회도 소중하게 생각합니다.





    진: 미술을 향유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사람들이 작품을 관람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소장하려고 하는 것은 그림을 매일 곁에 두고 보면서 느끼는 풍요로운 만족감 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요. 그렇다면 창작자는 어떤 생각으로 작업을 펼치는지 궁금합니다.
    김: 저는 계속해서 꿈과 자유의 메시지를 담아 도도새를 그리고 있습니다. 재밌는 것은, 관람자의 상황에 따라 그림 속에 새로운 이야기가 생긴다는 거예요. 도도새 한 마리가 있는 작품이 있었는데요, 어떤 분이 말하길, 곧 떠나려는 결심을 하는 모습 같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그저 생각에 잠겨 고민하는 모습을 그렸을 뿐이거든요. 또 풍선을 타고 있는 도도새를 보고, 신나게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일상으로 착륙하는 것 같다고 하신 분도 있어요. 어떤 분에게는 이제 막 날아오르는 모습이고요. 내가 가진 생각보다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이야기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진: 사람마다 자신의 상황을 투영하여 그림을 보는 것이 재미있는 포인트네요. 많은 사람이 볼수록 도도새에게 더 다양한 수백만 가지 이야기가 만들어질 것 같아요.
    김: 맞아요. 저도 누군가의 작품을 살 때, 그 작품 속에, 구매하는 시기의 제 모습이 들어간다고 생각하거든요.

    진: 작가님도 다른 작가의 작품을 구매하는군요!
    김: 1년에 2~3개 정도 소품을 구매하고 있습니다. 볼 때마다 구매할 때의 나의 상황과 정서를 떠올리게 돼요. 당시의 느낌이나 감정, 나누었던 대화 같은 것 말이죠. 왜 이 작품을 가져오게 되었는지를 떠올리면서 그때의 제 모습을 상기할 수 있어서 좋더라고요.





    진: 그래도 아티스트는 소장품보다 창작자로서 항상 그림을 곁에 두고 살게 되잖아요. 그림에 둘러싸여 생활하는 일상이 궁금합니다. 보통 어떤 하루를 보내시나요?
    김: 하루 대부분을 작업을 하며 보냅니다. 보통은 오전 4시 정도 일어나 5시까지 출근해요. 아침에 간단한 떡 같은 것을 먹고 커피를 마시며 작업을 시작합니다. 요즘은 책을 읽어주는 기능이 있는 앱을 통해 독서를 하고 있어요. 책을 참 좋아하는데, 작업을 하다 보면 미처 읽을 시간이 없어서 아쉬웠거든요. 작업하며 들으면 1년에 200권까지도 읽을 수 있는 것 같아요. 특히 인문이나 역사를 좋아합니다.

    진: 작업실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것 같네요. 하루 중 가장 만족스러운 순간은 언제인가요?
    김: 아침이 제일 좋아요. 작업실에 일찍 오면, 여름이든 겨울이든 세상이 파랗습니다. 다들 아직 자고 있을 시간인데 나는 여기 와서 하루를 먼저 시작한다는 쾌감이 있거든요. 아직 아무도 안 쓴 순수한 시간을 쓰는 느낌이에요. 세상이 참 조용한 때죠. 최근 다녀온 파리에서도 매일 아침 일찍 센강에서 산책을 했어요.





    진: 파리에서의 일상은 어땠나요?
    김: 아침마다 센강을 걷고 꼭 가는 카페가 있었어요. 매일 정해진 일과 같은 거였죠. 어느 순간 주인 할머니가 제가 주문을 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늘 먹던 크루아상과 커피를 내어주더라고요. 먼 타지에서 뜻하지 않은 정을 받게 되었습니다. 세상 구석구석에 존재하는 따듯함을 느끼게 되었어요. 이러한 작은 순간들이 타지에서 즐겁게 작업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더라고요.



    센강에서 아침마다 찾았던 카페. 자연스럽게 내어 주시던 커피와 크루아상.


    진: 인스타그램을 통해 파리에서 한 작업들도 보았어요. 날 것 그대로의 감성이 있어서 신선하더라고요.
    김: 드로잉 작업을 엄청 많이 했어요. 캔버스 위에 작업을 하는 건 생각을 정제해야 하는데 드로잉은 그냥 꺼내 놓는 느낌이거든요. 속에 담긴 것을 꺼내만 놓는 것을 해보고 싶었어요. 꺼내고 싶은 것들이 마음의 저장고 속에 계속 쌓여있었거든요. 파리까지 가서 왜 이렇게 그림을 많이 그렸냐고들 묻던데 저는 진짜 재밌어서 했어요. 학부생으로 돌아간 느낌이었습니다. 너무 큰 의미를 담지 않고 즉각적으로 들어오는 감정들을 그림으로 풀며 나와 대화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파리에서의 드로잉 작업


    진: 작가님은 그림을 통해 표현하고자 하는 욕구를 끊임없이 분출하는 것 같아요. 그야말로 작품과 함께 하는 삶이네요.
    김: 좋아하는 일이 직업이 되었죠. 전업 작가가 된 순간부터 엄청난 중압감과 책임감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결국 하고 싶어서 한 일이고, 실패와 성공이 모두 나의 손에 달린 일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모든 어려움이 감내가 됩니다. 오로지 내 손 끝에, 내 능력으로 어려움을 헤쳐 나가는 것이 즐겁습니다.



    파리의 작업실 모습


    파리에서 작업한 하드 보드 작업


    진: 그렇다면, 예술은 삶을 어떻게 바꾼다고 생각하시나요?
    김: 저는 무엇이든 직접 해봐야 판단이 되는 사람입니다. 경험 만능 주의자예요. 여행도 쉬는 것보다 고생하는 것을 좋아해요. 무엇이든 제 의지대로 진행하고, 어려움을 겪고, 그것을 통해 발전하는 과정들을 즐기고 있습니다. 고생하든 행복하든 다 제 것인 게 좋아요. 그리고 가장 큰 고통과 기쁨을 주는 것이 그림이죠. 어쨌거나, 그림은 저의 전부니까요.



    산티아고 순례길의 김선우 작가


    을지로 작업실 시절의 20대 김선우. 보일러가 들지 않아 추위에 꽁꽁 언 물감을 녹여가며 작업했다.


    김선우 작가는 이번 파리 생활 중, 엄청난 양의 그림을 그려놓고는 산티아고 순례길에 올랐습니다. 딱 9년 전, 어린 유학생이던 때 목적 없이 걷다 완주하지 못한 길입니다. 9년간의 감회를 안고 완주한 길의 끝에서, 새롭게 출발하는 순례자들을 보며 오히려 질투의 감정을 느낍니다. "그들이 앞으로 느낄 강력한 환희와 충만, 벅찬 감격."이 부러웠던 것이죠. 미지의 하얀 캔버스 위에 매일 새로운 감정과 환희를 쌓아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 것이 그의 업입니다. 김선우는 마치 산티아고 길을 걷듯, 고통과 희열이 뒤섞인 감정을 느끼며 그림을 그려갑니다. 그렇게 단단해져가는 자신의 업을 즐기면서요. 그가 이렇게 쌓은 이야기들은 여러 사람들에게 가 닿을 때 완성됩니다. 자유롭게 날아가는 도도새, 자유를 위한 결심을 한 도도새, 평화롭게 일상의 행복을 찾은 도도새. 같은 형상의 도도새지만, 누구에게나 같지 않은 도도새입니다. 각자의 이야기를 품은 도도새들이 누군가의 침실, 서재, 부엌에서 희망의 날개짓을 하는 장면을 상상해봅니다. 그렇게 그림을 통해 희망이 충만한 세상이 되기를 꿈꾸어 봅니다.






    EDITOR 진혜민 DESIGNER 이진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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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선우가 경험한 파리의 판화 공방. 피카소, 로트렉 등의 판화가 탄생한 곳이다.


    “판화는 민주적 소통 양식이고, 일상이자 생활이다.” 서울대 서양학과 교수 윤동천의 말입니다. 제가 처음 산 그림은 데이비드 호크니의 1986년 전시 포스터입니다. 전시 당시 한정 수량만 찍어 수집의 가치가 있었기 때문에, 포스터임에도 당시 어렸던 저에겐 적지 않은 가격이었죠. 그래도 이렇게나마 애정 하는 아티스트의 그림을 소장했다는 만족감이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침대 옆에 두고 일어날 때마다 호크니의 정물을 감상했습니다. 그가 LA에서 느꼈던 나른한 햇빛을 함께하는 것만 같았습니다. 다음엔 식탁에 두었습니다. 작가가 끈질기게 바라보았을 꽃과 식사를 하니, 호크니의 시선과 함께 밥을 먹는 기분이 들었죠. 이렇게 되니 윤동천 교수의 말이 깊게 이해가 됩니다. 미술관에서 바라보아야만 했던 호크니의 작품을 판화로나마 내 생활에 끌어들였고, 이것이 미술이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방식이라는 것을요.

    김선우 작가 역시 소통을 위한 방법으로 판화를 받아들이고 연구합니다. 최근에는 피카소, 로트렉의 판화 작품을 만들었던 역사 깊은 파리의 판화 공방에 다녀왔습니다. 더 많은 이에게 작품에 담긴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작가 나름대로의 방법을 탐색하는 거죠. 김선우 작가가 말하는 파리의 판화 공방, 그리고 예술과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파리 판화 공방의 모습


    진혜민(이하 진): 파리의 유명 판화 공방에서 작업을 하셨다고 들었어요. 어떤 곳이었나요?
    김선우(이하 김): 정말 즐거운 작업이었습니다. 피카소와 로트렉의 판화를 만들었던 역사 깊은 공방이었어요. 그 시대부터 사용해 온 증기 기관의 기계가 있더라고요. 동력은 전기로 교체해놓았지만, 같은 기계가 세기를 넘어 제 작품을 찍게 되었다는 게 인상 깊었습니다.



    파리 판화 공방의 작업 모습


    진: 피카소 작품과 같은 기계로 작업한 판화라니, 그야말로 정통적인 판화를 몸소 경험하셨네요. ‘판화 작품’에 대해 새롭게 느낀 것들이 있을까요?
    김: 제 작품을 위해 3, 4명이 팀이 되어 함께 작업을 했습니다. 돌 위에 작업을 하고, 기계를 돌리고, 물감의 양이 맞는지, 색이 맞는지 계속 확인하는 과정을 거쳤어요. 기계라고 해서 자동이 아니라 모든 것에 공수가 들어가는 예민하고 섬세한 작업이었습니다. 하루 종일 찍고, 세팅하고, 확인하는 일이 반복되었죠. 한 장, 한 장, 완성도를 보면서 진행하느라 느린 호흡으로 오랜 시간 끈기 있게 진행되었습니다. 판화라고 해서 다 같은 복수품이 아니더라고요. 사람의 손을 타다 보니 조금씩 다를 수밖에 없는 매력이 있습니다. 하나하나가 다 의미 있는 유니크 피스라고 느껴졌어요.



    파리 판화 공방에서 작업해 온 석판화 작품


    판화 작품은 꼭 고유의 넘버링과 친필 서명으로 마무리 합니다.


    진: 판화는 본래 오리지널리티를 가진 복수의 원본을 제작하는 것을 목적으로 시작되었잖아요. 작가님이 생각하는 판화의 기능은 무엇인가요?
    김: 단순히 복제품이라기보다는 하나의 고유한 표현 방식이고, 또 다른 소통 방법이라는 것을 절실하게 느꼈습니다. 작품을 보여드리기 위해 전시를 여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라면, 판화를 통해 가깝게 그림을 향유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겠죠. 이렇게 많은 분들이 즐길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인 것 같아요. 작품이라는 게 세상에 하나밖에 존재할 수 없잖아요? 최대한 많은 분들에게 보여주고 싶은데 소장자가 생기면 그 작품은 더 소수의 사람들만 볼 수 있게 됩니다. 여러 의미보다도, 단순히 제 작품을 더 많은 분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에 판화 작품을 소개하는 기회도 소중하게 생각합니다.





    진: 미술을 향유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사람들이 작품을 관람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소장하려고 하는 것은 그림을 매일 곁에 두고 보면서 느끼는 풍요로운 만족감 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요. 그렇다면 창작자는 어떤 생각으로 작업을 펼치는지 궁금합니다.
    김: 저는 계속해서 꿈과 자유의 메시지를 담아 도도새를 그리고 있습니다. 재밌는 것은, 관람자의 상황에 따라 그림 속에 새로운 이야기가 생긴다는 거예요. 도도새 한 마리가 있는 작품이 있었는데요, 어떤 분이 말하길, 곧 떠나려는 결심을 하는 모습 같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그저 생각에 잠겨 고민하는 모습을 그렸을 뿐이거든요. 또 풍선을 타고 있는 도도새를 보고, 신나게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일상으로 착륙하는 것 같다고 하신 분도 있어요. 어떤 분에게는 이제 막 날아오르는 모습이고요. 내가 가진 생각보다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이야기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진: 사람마다 자신의 상황을 투영하여 그림을 보는 것이 재미있는 포인트네요. 많은 사람이 볼수록 도도새에게 더 다양한 수백만 가지 이야기가 만들어질 것 같아요.
    김: 맞아요. 저도 누군가의 작품을 살 때, 그 작품 속에, 구매하는 시기의 제 모습이 들어간다고 생각하거든요.

    진: 작가님도 다른 작가의 작품을 구매하는군요!
    김: 1년에 2~3개 정도 소품을 구매하고 있습니다. 볼 때마다 구매할 때의 나의 상황과 정서를 떠올리게 돼요. 당시의 느낌이나 감정, 나누었던 대화 같은 것 말이죠. 왜 이 작품을 가져오게 되었는지를 떠올리면서 그때의 제 모습을 상기할 수 있어서 좋더라고요.





    진: 그래도 아티스트는 소장품보다 창작자로서 항상 그림을 곁에 두고 살게 되잖아요. 그림에 둘러싸여 생활하는 일상이 궁금합니다. 보통 어떤 하루를 보내시나요?
    김: 하루 대부분을 작업을 하며 보냅니다. 보통은 오전 4시 정도 일어나 5시까지 출근해요. 아침에 간단한 떡 같은 것을 먹고 커피를 마시며 작업을 시작합니다. 요즘은 책을 읽어주는 기능이 있는 앱을 통해 독서를 하고 있어요. 책을 참 좋아하는데, 작업을 하다 보면 미처 읽을 시간이 없어서 아쉬웠거든요. 작업하며 들으면 1년에 200권까지도 읽을 수 있는 것 같아요. 특히 인문이나 역사를 좋아합니다.

    진: 작업실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것 같네요. 하루 중 가장 만족스러운 순간은 언제인가요?
    김: 아침이 제일 좋아요. 작업실에 일찍 오면, 여름이든 겨울이든 세상이 파랗습니다. 다들 아직 자고 있을 시간인데 나는 여기 와서 하루를 먼저 시작한다는 쾌감이 있거든요. 아직 아무도 안 쓴 순수한 시간을 쓰는 느낌이에요. 세상이 참 조용한 때죠. 최근 다녀온 파리에서도 매일 아침 일찍 센강에서 산책을 했어요.





    진: 파리에서의 일상은 어땠나요?
    김: 아침마다 센강을 걷고 꼭 가는 카페가 있었어요. 매일 정해진 일과 같은 거였죠. 어느 순간 주인 할머니가 제가 주문을 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늘 먹던 크루아상과 커피를 내어주더라고요. 먼 타지에서 뜻하지 않은 정을 받게 되었습니다. 세상 구석구석에 존재하는 따듯함을 느끼게 되었어요. 이러한 작은 순간들이 타지에서 즐겁게 작업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더라고요.



    센강에서 아침마다 찾았던 카페. 자연스럽게 내어 주시던 커피와 크루아상.


    진: 인스타그램을 통해 파리에서 한 작업들도 보았어요. 날 것 그대로의 감성이 있어서 신선하더라고요.
    김: 드로잉 작업을 엄청 많이 했어요. 캔버스 위에 작업을 하는 건 생각을 정제해야 하는데 드로잉은 그냥 꺼내 놓는 느낌이거든요. 속에 담긴 것을 꺼내만 놓는 것을 해보고 싶었어요. 꺼내고 싶은 것들이 마음의 저장고 속에 계속 쌓여있었거든요. 파리까지 가서 왜 이렇게 그림을 많이 그렸냐고들 묻던데 저는 진짜 재밌어서 했어요. 학부생으로 돌아간 느낌이었습니다. 너무 큰 의미를 담지 않고 즉각적으로 들어오는 감정들을 그림으로 풀며 나와 대화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파리에서의 드로잉 작업


    진: 작가님은 그림을 통해 표현하고자 하는 욕구를 끊임없이 분출하는 것 같아요. 그야말로 작품과 함께 하는 삶이네요.
    김: 좋아하는 일이 직업이 되었죠. 전업 작가가 된 순간부터 엄청난 중압감과 책임감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결국 하고 싶어서 한 일이고, 실패와 성공이 모두 나의 손에 달린 일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모든 어려움이 감내가 됩니다. 오로지 내 손 끝에, 내 능력으로 어려움을 헤쳐 나가는 것이 즐겁습니다.



    파리의 작업실 모습


    파리에서 작업한 하드 보드 작업


    진: 그렇다면, 예술은 삶을 어떻게 바꾼다고 생각하시나요?
    김: 저는 무엇이든 직접 해봐야 판단이 되는 사람입니다. 경험 만능 주의자예요. 여행도 쉬는 것보다 고생하는 것을 좋아해요. 무엇이든 제 의지대로 진행하고, 어려움을 겪고, 그것을 통해 발전하는 과정들을 즐기고 있습니다. 고생하든 행복하든 다 제 것인 게 좋아요. 그리고 가장 큰 고통과 기쁨을 주는 것이 그림이죠. 어쨌거나, 그림은 저의 전부니까요.



    산티아고 순례길의 김선우 작가


    을지로 작업실 시절의 20대 김선우. 보일러가 들지 않아 추위에 꽁꽁 언 물감을 녹여가며 작업했다.


    김선우 작가는 이번 파리 생활 중, 엄청난 양의 그림을 그려놓고는 산티아고 순례길에 올랐습니다. 딱 9년 전, 어린 유학생이던 때 목적 없이 걷다 완주하지 못한 길입니다. 9년간의 감회를 안고 완주한 길의 끝에서, 새롭게 출발하는 순례자들을 보며 오히려 질투의 감정을 느낍니다. "그들이 앞으로 느낄 강력한 환희와 충만, 벅찬 감격."이 부러웠던 것이죠. 미지의 하얀 캔버스 위에 매일 새로운 감정과 환희를 쌓아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 것이 그의 업입니다. 김선우는 마치 산티아고 길을 걷듯, 고통과 희열이 뒤섞인 감정을 느끼며 그림을 그려갑니다. 그렇게 단단해져가는 자신의 업을 즐기면서요. 그가 이렇게 쌓은 이야기들은 여러 사람들에게 가 닿을 때 완성됩니다. 자유롭게 날아가는 도도새, 자유를 위한 결심을 한 도도새, 평화롭게 일상의 행복을 찾은 도도새. 같은 형상의 도도새지만, 누구에게나 같지 않은 도도새입니다. 각자의 이야기를 품은 도도새들이 누군가의 침실, 서재, 부엌에서 희망의 날개짓을 하는 장면을 상상해봅니다. 그렇게 그림을 통해 희망이 충만한 세상이 되기를 꿈꾸어 봅니다.






    EDITOR 진혜민 DESIGNER 이진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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