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루브르 박물관은 한 해 동안 무려 1020만 명의 방문객이 찾는 파리의 심장입니다.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전인 2018년에는 사상 최초로 관람객 1000만 명 시대를 열기도 했습니다. 이곳을 방문하는 80%의 사람들이 가로 77cm, 세로 53cm의 이 작은 작품을 보기 위해 두 시간씩 기다립니다.
수 백 미터의 줄을 만들어내는 작품, 바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입니다.
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 전경 ⓒprintbakery
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 내부 ⓒprintbakery
루브르 박물관은 모나리자를 보러 온 관람객들의 혼잡을 우려해 3일 동안 관람을 제한한 적이 있습니다. 3미터 이상 떨어져서 감상해야 하는 작품임에도 전시물을 보호하기 위해 하루 동안 휴장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어렵게 모나리자의 앞에 가도, 볼 수 있는 시간은 고작 1분 남짓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걸작, 모나리자를 ‘혼자’ ‘온전히’ 관람하려면 과연 얼마를 지불해야 할까요? 이 궁금증을 해결해 준 최근의 독특한 경매를 소개합니다.
모나리자 전시 전경 ⓒcharnsitr
모나리자 전시 전경 ⓒcharnsitr
루브르 박물관의 모나리자 활용법
코로나19로 재정난을 겪던 루브르 박물관은 ‘모나리자를 가까이에서 단독으로 볼 수 있는 기회’를 경매에 부쳤습니다. 아무도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혼자, 모나리자 진품을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것이죠. 루브르 박물관의 관장 뤽 마르티네즈의 개인 도슨트를 들으며 모나리자를 유리 없이 감상하게 됩니다.
경매 전 박물관 측은 약 1,300만 원에서 4,000만 원 정도로 책정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최종 낙찰가는 그보다 3배나 많은 금액이었습니다. 한 익명의 온라인 입찰자가 우리 돈으로 약 1억 650만 원에 해당하는 금액을 지불하기로 한 것입니다.
루브르 박물관은 2020년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관람객 수가 75% 감소하며 약 1100억 원의 손실을 입었습니다. 이번 경매로 손실의 일부를 충당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합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모나리자 ⓒPhoto RMN, Paris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그리고 파블로 피카소가 훔친 작품
근접 관람권만 무려 1억 650만 원에 낙찰된 모나리자는 왜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그림이 된 걸까요? 불과 100년 전만 해도 이 작품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작은 작품 중 하나일 뿐이었습니다. 어느 날 루브르 박물관에서 갑자기 흔적도 없이 사라지기 전까지 말이죠.
레오나르도 다빈치(좌), 최후의 만찬(우) ⓒHulton Archive
1911년 6월 21일, 모나리자 실종 사건이 발생합니다. 프랑스 박물관은 국경을 봉쇄하고 모나리자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신문이 유행하기 시작했던 1910년대, 유럽을 넘어 미국까지 모나리자의 실종 사건이 1면을 차지하게 됩니다. 신문의 인기가 커지며 모나리자의 사진이 전 세계로 퍼져나갔습니다.
모나리자 도난 사건 관련 신문 ⓒthe Mary Evans Picture Library
용의자는 놀랍게도 천재 화가 파블로 피카소. 증거 불충분으로 풀려났지만 모나리자에 대한 관심은 커져만 갔습니다. 2년 후 기적적으로 모나리자가 돌아왔습니다. 모나리자를 훔친 진범은 루브르 박물관의 ‘빈센초 페루자’. 그는 조국인 이탈리아로 작품을 되돌려 놓기 위해 범행을 결심했다고 밝혔습니다.
잃은 후에야 우리는 소중함을 깨닫는다고 했던가요. 모나리자가 루브르로 돌아오던 날, 오늘날 같은 수많은 인파가 몰렸다고 합니다. 코로나로 여행도, 일상의 즐거움도 사라져버린 요즘입니다. 사소한 행복의 중요성이 더 크게 느껴지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모나리자를 온전히 감상하는 시간이 부럽기도 하지만, 인파 속에서 모나리자 앞을 서성이던 날들이 더욱 그립습니다.
EDITOR 박세연 DESIGNER 제민주 PHOTO 이진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