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미술 여행을 떠날 세 번째 장소는 도쿄입니다. 거리는 가깝지만 점점 소원해져가는 도시를 사진으로나마 만날 수 있게 준비했습니다. 도쿄에는 수많은 미술관이 있는데요, 산책하듯 예술품 사이를 거닐며 도쿄를 즐겨보는 건 어떨까요? 미술관 풍경에서 새로운 도쿄의 모습을 발견해보세요.

도심 속 오아시스, 네즈 미술관

오모테산도의 한적한 거리, 그 끝에서 대나무로 둘러싸인 비밀스러운 공간을 만나게 됩니다. 건축과 자연, 예술이 어우러지는 네즈 미술관입니다. 곧게 뻗은 처마 아래로 발걸음을 옮기면 숲 향을 머금은 미술관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직선의 아름다움이 묻어나는 고요한 공간이에요.

네즈 미술관은 네즈 가이치로가 수집한 소장품을 전시하기 위해 1941년 설립된 미술관입니다. 회화와 조각, 도자기 등 동양의 미술품을 전시하고 있어요. 커다란 통창 앞으로 늘어선 예술품에 반짝이는 햇볕이 쏟아져 들어옵니다. 가만히 앉아 바라보기만 해도 공간이 주는 위안을 느낄 수 있습니다.

미술관을 나와 산책로를 따라 걸으며 야외 정원을 둘러볼 수 있어요. 햇살 좋은 오전, 정원을 거닐며 휴식의 시간을 가져보세요. 도시의 풍경은 지워지고 한적한 시골 미술관에 온 듯한 여정이 시작될 거예요.

디자인의 힘, 21_21 디자인 사이트

오후에는 미드타운 정원 한편에 자리한 21_21 디자인 사이트로 향해봅니다. 롯폰기 호텔에서 나와 공원을 걷다 보면 금속판을 접어 만든 삼각형 모양의 건물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안도 타다오가 설계를 맡았습니다. 자연과 어울리는 색과 질감, 직선의 아름다움을 담아낸 디자인을 보여주는 건축가입니다. 우리나라에도 원주의 뮤지엄 산과 제주도의 본태 박물관을 설계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뛰어난 시력을 ‘20/20 sight’라고 표현하는데요, 여기서 착안하여 ‘21_21 디자인 사이트’라는 이름이 탄생했습니다. ‘미래를 향한 디자인을 발산하는 장소’라는 뜻을 담고 있어요. 디자인과 관련된 다양한 전시를 진행하고 있어 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의 공간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디자이너들의 작업 과정을 엿볼 수 있는 기록물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일상 속에서 얻은 인사이트와 수많은 시행착오, 고민의 흔적까지. 기획의 단초들이 담겨있는 노트들은 그 자체로 예술이 되었습니다. 디자인의 힘을 느끼고 싶다면 21_21 디자인 사이트를 둘러보는 건 어떨까요?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 도쿄 국립 근대 미술관

주변에 공원이 있어 산책하듯 걷기 좋은 도쿄 국립 근대 미술관입니다. 최초의 국립 미술관으로 유화, 조각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어요. 문화재와 일본을 대표하는 근현대 작가들의 전시를 볼 수 있는 공간이에요. 우리에게 친숙한 쿠사마 야요이와 요시토모 나라의 작품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도쿄 국립 근대 미술관은 공예관, 필름센터, 미술관으로 구성되어 있어 다양한 볼거리를 만날 수 있습니다. 미술관에서 나와 십분 정도 걸으면 공예관에 도착합니다. 우거진 나무와 백여 년 된 건물의 분위기를 느끼며 공예를 관람할 수 있어요. 필름센터는 공예관과 조금 떨어진 도심 속에 존재합니다. 영화 포스터, 스틸 사진, 미술 등 영화와 관련된 자료를 전시합니다.

랜선으로 즐기는 미술 여행 어떠셨나요? 예술가들의 영감이 가득한 작품, 아름다운 건축물을 탐미하는 시간이었기를 바랍니다. 미술과 함께 여러분의 충만해진 일상을 경험해보세요.

“세상에 모든 훌륭한 예술가들은 우리 주변의 세상을 보이는 것보다 더 복잡하게, 더 흥미롭게 불가사의하게 만들어준다.”
ㅡ데이비드 호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