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ST 허명욱
시간의 무게
30℃ 이상의 온도와 70% 습도.
사람이 느끼는 가장 답답하고도 갑갑한 한계점이
바로 옻을 칠하는 최상의환경이다.
작가는 한여름에도 난로를 켜놓고
작업할 정도로 고온 다습한 환경 속에서
경건한 마음으로 하나하나 켜켜이 옻칠을 쌓아간다.
쌓아 올려진 색의 결을 보며
시간의 무게를 경험하는 순간,
시간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붙잡고 싶은 소년의 힘
그리고
어른들의 성장 이야기
Astro Boy, 아톰
아톰은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일본 SF만화 캐릭터.
만화 속 박사가 죽은 자신의 아들을
대신하여 만든 로봇 소년은 영원히
성장하지 않는 초능력의 힘을 부여 받는다.
미래를 향한 희망과 불안,
두려움이 뒤섞인 성장기의 소년들은
영원한 소년의 모습, 그리고 강철주먹을
지닌 우리들의 히어로 아톰에 열광했다.
소년의 모습으로 세상을 구하고
악당을 제압하는 아톰은 그 시절
어린이들의 꿈이자 분신과 같은 존재였다.
少年
허명욱은 ‘소년’들을 세워 두었다.
같은 이름, 같은 얼굴의 똑같은 모습을 한 소년들.
똑같은 모습을 바라는 세상의 성장 논리에
길들여진 우리의 모습이기도 하다.
눈부시고 다양한 초능력을 부여 받았던
우리의 소년시절 아톰들은 지금 한 덩어리의
똑같은 군상으로 자리 잡았다.
더 이상 성장하지 않는 아톰의 모습 속에서
어른이 되어버린 우리는 시간을 멈추고 싶은 욕망과
눈부시고 아름다운 소년기를 추억한다.
작가의 불안하지만 행복했던 유년시절의 꿈과 향수를
아톰의 군상에 담아 겹겹이 반짝이는 옻칠을 더했다.
허명욱 작가의 한정판 ‘아톰 전 컬러 시리즈’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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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 오렌지, 겨자, 그레이, 기본(아톰)
베이지, 민트, 그린, 블루
9color
“색은 곧 기운 –
그날 그날의 기운을 색으로 표현하고,
그 색들이 쌓여져서 마치 음식에서
재료를 숙성시켜 오묘한 맛을 자아내듯
감정의 깊이를 만듭니다.”
- 허명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