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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OVE LIFE ALWAYS RIOPIA, 리오지(RioJee) 인터뷰

    리오지(RioJee)는 낙서라는 행위를 바탕으로 자신만의 유토피아를 그려가는 작가입니다. "LOVE LIFE ALWAYS RIOPIA"라는 문장은 그의 작업 세계를 한 문장으로 함축하고 있습니다. 일상과 삶을 사랑하며, 자신이 구축한 유토피아에서 행복을 노래합니다. '스스로에 대한 탐구를 통해 알게 된 것들로 연결된 삶, 즉 나의 취향으로 가득한 삶이 유토피아'라고 그는 말합니다. 낙서처럼 자유롭게 그림과 오래 하는 삶을 꿈꾸는 작가, 리오지의 이야기를 지금 만나보세요.



    리오지(RioJee)는 낙서라는 행위를 바탕으로 자신만의 유토피아를 그려가는 작가입니다. "LOVE LIFE ALWAYS RIOPIA"라는 문장은 그의 작업 세계를 한 문장으로 함축하고 있습니다. 일상과 삶을 사랑하며, 자신이 구축한 유토피아에서 행복을 노래합니다. '스스로에 대한 탐구를 통해 알게 된 것들로 연결된 삶, 즉 나의 취향으로 가득한 삶이 유토피아'라고 그는 말합니다. 자신을 찾기 위한 긴 여정 끝에 가장 진실하고 솔직한 스스로를 만났습니다. 낙서처럼 자유롭게 그림과 오래 하는 삶을 꿈꾸는 작가, 리오지의 이야기를 지금 만나보세요.
    *서울옥션과 프린트베이커리가 함께 한 '12월 eBID 스페셜 온라인 경매'에서 리오지의 작품을 만날 수 있습니다.


    CHAPTER 1. RioJee

    Q1. 리오지(RioJee)라는 이름은 어떻게 탄생했고,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나요?
    본명인 ‘지형섭’과 세례명 ‘그레고리오’를 합한 이름이에요. 대학생 때 외국인 친구들을 사귈 기회가 있었는데 ‘형섭’이란 이름을 발음하기 어려워하더라고요. 그래서 세례명을 알려줬고 그때부터 리오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됐어요. 태어났을 때부터 가진 두 가지 이름을 합쳐서 만든 활동명이라 저의 역사가 깃들어 있는 이름이에요.

    Q2. ‘내가 그림에 재능 혹은 감각이 있다’고 느꼈던 순간이 있으셨나요?
    재능이나 감각이 있는 친구들이 워낙 많아서 스스로가 그렇다는 생각은 안 해봤던 것 같고 그냥 미술에 관심이 많은 아이였어요. 아주 어렸을 때부터 꿈이 ‘그림 그리는 사람’이었거든요. 보는 것도 좋아하고 그리는 것도 좋아했어요. 초등학교 때 사물함에 이름표를 붙이잖아요. 이름 옆에 조그맣게 배트맨을 그렸는데 그게 제가 기억하는 제 최초의 그림이에요. 그 그림을 그리던 순간과 감정이 아직도 기억에 선명해요. 그때부터 그림 그리는 게 재밌다고 생각했어요. 애니메이션, 만화책, 영화, 건담을 섭렵하면서 컸으니 자연스럽게 그림과 가까운 사람으로 자라났고요. 직업을 가지게 되면 ‘화가나 만화가, 애니메이터 중 하나가 되지 않을까’ 하고 자연스럽게 짐작하곤 했어요. 이제는 성실함이 제 재능이라고 믿어요. 한 가지 분야에 꾸준히 관심을 쏟고 이어 나가려는 마음 자체가 재능인 것 같아요.

    리오지 작가의 드로잉 북 ⓒ리오지


    Q3. 어릴 때부터 ‘그림 그리는 사람’이라는 꿈이 명확하셨네요.
    하지만 꿈을 이루기까지는 꽤 오랜 고민과 분투의 과정이 있었어요.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마음은 분명했지만 ‘그림 그리는 사람’으로 살 수 있을지 확신이 없었거든요. 경제적인 부분이나 저의 가능성에 대해 고민하던 날들이 많았어요. 용기가 없었던 거죠. 그래서 저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를 한 쪽으로 미뤄두고 안정적인 길이나 차선의 선택을 내리곤 했어요. 이과생에서 체대생이 되었다가 디자인과 부전공자가 되었다가 하면서요. 졸업 후에는 스타트업의 디자이너로 일하면서 그림 세계의 언저리에서 서성였고요. 순수 회화를 선택할 용기가 없었던 대가로 많은 길을 둘러왔어요(웃음).

    Q4. 그렇다면 어떤 계기로 작가라는 삶을 선택하시게 된 건가요?
    둘러오는 과정 속에서 오히려 그림에 대한 애정과 욕심, 열망을 더 크게 느꼈어요. 늘 차선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디자이너로 회사의 성장에 도움이 되는 것도 기뻤지만 제 안에 고여 있는 것들을 꺼내고 싶다는 마음이 더 컸어요. 그러던 와중에 우연히 회사에서 작게 전시를 해 볼 기회가 생겼어요. 쉬는 시간마다 그림을 그리곤 했었는데 대표님이 그걸 보시고 ‘네가 그린 그림들로 전시 한번 해봐’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그렇게 회사 복도에서 처음으로 제 그림을 전시하게 됐어요. 노트에 그린 드로잉을 찢어서 스카치테이프로 고정한 전시였지만 저에겐 의미가 남다른 일이었어요. ‘그림을 공유한다는 건 꽤 즐거운 일이구나, 내 그림을 보고 미소 짓는 사람이 있다는 건 큰 축복이구나’라는 걸 느꼈어요. 그 전시로 인해 작가로서 첫걸음을 내디뎌 보자는 결심을 할 수 있었어요.

    회사 복도에서 열렸던 리오지 작가의 첫 전시회 ⓒ리오지


    Q5. 작가님은 ‘왜’ 그림을 그리게 되시는 것 가나요?
    그림 그리는 그 순간이 즐거워서요. 그림을 통해 나의 생각이나 감정을 만나고, 내면에 고여있던 것들을 풀어내는 과정 자체가 만족감을 주더라고요. 제 그림은 어릴 적 하던 낙서의 연장선인데요. 낙서라는 행위가 의식 중에 이루어질 때도 있지만 대부분 무의식적으로 하게 되잖아요. 그렇게 끄적일 때 나오는 낙서들이 가장 솔직한 나를 담고 있다고 생각해요. 자신의 내면과 맞닿는 순간이 즐거워서 계속 그리게 되는 것 같아요.

    Q6. 평소에 영감을 주거나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일이 일상에 자주 있나요? 아니면 그런 일들을 찾아 나서는 편이신가요?
    찾아 나서지는 않고, 자주 있다고 보기도 어렵고요(웃음). 저는 감정 기복이 없고 잔잔한 삶을 좋아하기 때문에 늘 무던하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그럴 때가 가장 이상적인 상황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저에게 영감은 작업하는 과정에서 마주하게 되는 새로운 생각들이에요. 그래서 작업에 몰두했을 때 머릿속으로 언뜻 스쳐지나 가는 아이디어들을 놓치지 않고 기록해 두려고 해요. 아이폰 메모장에 제 단상들이나 아이디어, 인사이트를 주는 글, 작업의 소스들을 적어두고 다음 작업에 많이 참고하죠.

    기록이 가득한 리오지 작가의 아이폰 메모장 ⓒ리오지


    Q7. 작가님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하루의 루틴은 무엇인가요?
    아침에 일어나서 커피 한 잔 내리고 드로잉하는 시간이요. 점심 먹기 전까지 두 시간 정도 그리는 데 그 시간이 저에게 가장 중요한 루틴이에요. 본격적으로 작업하기 전에 단련하는 시간인 거죠. 그림 그리는 삶을 살겠다고 다짐한 후로 ‘매일 하루에 하나 이상은 그리자’라는 결심을 했었거든요. 운동선수나 음악 연주자분들이 한 번의 경기와 무대를 위해 꾸준하게 수련하는 것처럼, 저 역시 그림 그리는 사람으로서 치열하게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미술을 전공하지 않았으니까 다른 작가님들보다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도 있었고요. 매일 리추얼 같은 시간을 가지면서 작업과 철학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쌓아가고 있어요.


    리오지 작가에게 가장 중요한 하루의 루틴, 드로잉 시간 ⓒ리오지


    Q8. 그렇게 쌓인 시간들이 그림 그리는 삶에 어떤 도움이 되었을까요?
    저를 찾는 데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현재의 작업 스타일이 낙서에 가깝다면 예전에는 세밀한 펜 드로잉을 많이 그렸어요. 그때의 펜 드로잉은 남들에게 ‘나 이 정도는 그릴 줄 알아’라고 보여주기 위한 그림이었던 것 같아요. 다른 사람들 만큼 나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서 그렸던 그림이었구나, 매일 드로잉 하면서 깨달았어요. 그러면서 타인을 의식한 그림이 아니라 온전히 나를 담은 그림을 그려야겠다고 결심하게 됐고요. ‘나는 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지, 어떤 이야기를 담고 싶어 했지’라고 스스로에게 질문해가며 답을 찾아왔어요. 과거를 짚어가다 보니까 결국 제가 좋아했던 건 끄적임들, 낙서라는 행위더라고요. 끈기 있게 버티고 고민했던 시간 덕분에 저를 반영한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되었다고 믿어요.


    작업 중인 리오지 작가 ⓒ리오지

    CHAPTER 2. LOVE LIFE ALWAYS RIOPIA

    Q9. “RIOPIA”의 뜻이 궁금합니다.
    리오지의 ‘리오’와 ‘유토피아’를 합쳐서 만든 단어에요. 제가 작업할 때 만나는 다른 세상, 몰입된 세계가 리오피아에요. 그림에 몰입한 순간 현실과 동떨어진 다른 세계를 경험하는 느낌이 드는데 그 세상을 정의하고 싶어서 ‘리오피아’라는 이름을 붙였어요. 지금은 의미가 조금 달라져서 ‘나만의 방식과 방향으로 가는 삶, 그 과정 자체’를 리오피아라고 정의하고 있어요.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각자의 방식대로 각자 잘 사는 곳’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웃음).

    "LOVE LIFE ALWAYS RIOPIA"가 쓰인 리오지 작가의 다이어리 ⓒ리오지


    Q10. 작가님의 유토피아는 어떤 모습인가요? 어떤 상황과 환경이 유토피아라고 생각하시나요?
    느슨하든 가깝든 제가 좋아하는 것들로 구성된 삶이요. 저는 ‘나에 대해 알려고 할 때, 나를 잘 알고 있다고 느낄 때, 그래서 스스로가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분명히 인지하고 있을 때’ 행복하더라고요. ‘나는 이걸 좋아해, 이런 걸 할 때 행복하구나’라는 스스로에 대한 탐구를 바탕으로 알게 된 것들이 연결된 삶, 즉 나의 취향으로 가득한 삶이 유토피아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제가 행복해야 제 주변도 행복해질 수 있다고 믿고요. 각자가 각자의 행복을 추구하다보면 모두가 덩달아 행복해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유토피아적인 상상을 하곤 해요. 그런 소망이 그림에도 담겨 있어서 제 그림을 보는 분들이 찰나일지라도 기쁨이라도 느끼면 좋겠다고 바라고 있어요.

    Q11. 작가님 작품 속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기호나 아이콘, 단어들이 있나요?
    제 작품 속에는 나침판이 등장해요.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에서 잭 스페로우의 나침판은 자신이 원하는 방향을 가르킨다고 하잖아요. 저도 그런 나침판이 있으면 좋겠다는 소망에서 그림에 그리기 시작했어요. 모두가 방향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기원 같은 마음이기도 하고, 늘 자신의 마음을 알고 있으면 좋겠다는 개인적인 바람이기도 해요. 바쁘게 살다 보면 내 마음이 원하는 방향을 생각할 시간이나 여력이 없어지기 쉽잖아요. 마음을 나침판 삼아 가야 할 길을 놓치지 않고 오롯이 직시하면서 살아가고 싶다는 다짐 같은 아이콘이에요.

    리오지 작가의 드로잉 ⓒ리오지


    리오지 작가의 드로잉 ⓒ리오지


    Q12. 작가가 되기까지 여러 항해 과정이 있으셨잖아요. 작가님의 나침판이 가리키는 최종 목적지가 있나요?
    최종 정착지는 없어요. 계속 표류하고 있는 거죠. 여행하는 과정 자체를 소중히 여기며 지금의 항해를 잘 꾸려 나가고 싶어요. 예전에는 방향이나 목표가 뚜렷해야 하고 출발했으면 항상 목적지에 도달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게 멋진 삶이고 행복한 삶인 줄 알았던 거죠. 제가 농구를 좋아하는데 농구 선수 코비 브라이언트가 은퇴식에서 했던 말이 저의 생각을 바꿨어요. “꿈은 이루는 것만이 아니라 그 꿈으로 가는 과정 자체가 꿈이다”라는 말이요. ‘그러네 나는 이미 내가 원하는 삶을 살고 있네. 이미 이룬 삶인데 더 이루려는 욕심에 힘들어했구나’를 그때 깨달았어요. 목표 지점에 도달하는 것보다 과정을 잘 항해하며 그 시간을 충분히 누리며 살아가려고 해요.

    Q13. 12월 경매에 나오는 작품 소개 부탁드립니다.
    이번 작품은 스피커 위에 작업을 해서 어떤 음악을 들으면서 감상하느냐가 또 다른 느낌을 선사할 것 같아요. 존박의 ‘daydreamer’라는 노래를 함께 들으며 시각과 청각적인 즐거움을 모두 느껴셨으면 좋겠습니다. 작품 속에는 제가 꿈꾸는 세상인 리오피아를 담았어요. 상상의 동물이나 공룡, 파랑새를 그림으로써 꿈과 희망의 이야기를 전하고자 했어요. 꿈을 상징하는 동물들이 뛰어노는 몽환적인 세상, 그곳에서 각자의 꿈을 힘차게 이루어가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어요.


    12월 eBID 스페셜 온라인 경매에 출품한 작품 ⓒ리오지


    Q14. 앞으로 어떤 미래를 꿈꾸시나요?
    그림과 오래도록 함께 하는 삶을 꿈꿉니다. 지치지 않고 즐겁게 작업하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제가 그린 작품으로 인해 보시는 분들도 덩달아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한 것 같아요.


    리오지 작가 ⓒ리오지



    EDITOR 박세연  DESIGNER 이진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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